‘수평사 역사관’ 설립에 즈음하여

※1999년 4월 1일에 ‘수평사 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전국 수평사는 1922년 3월 3일 ‘사람 사는 세상에 열이 있나니, 인간에 빛이 있으라’[‘사람 사는 세상에 열정이 있나니, 무릇 사람에게 희망이 있지 아니한가’]’라며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제창하며 창립되었습니다. 70여 년이 지난 현재 창립자인 사이코 만키치(西光万吉)를 비롯하여 사카모토 세이치로(阪本清一郎), 고마이 기사쿠(駒井喜作), 요네다 도미(米田富) 등은 역사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평사 선언은 일본 최초의 인권선언으로 알려지면서 해방운동의 정신으로써 후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화와 인권 확립을 목표로 하는 부락 해방운동의 원점에 전국 수평사가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 역사와 정신은 수평사 운동에 온몸을 바친 여러 선인의 희생으로 가꾸어져 온 것입니다.

1986년 수평사 발상지인 나라현 고세시 가시하라(奈良県御所市柏原)의 지구 개량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 경관이 변모되어 수평사 정신이 희미해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이곳 가시하라를 빼고는 수평사를 논할 수 없으므로, 이 땅의 투쟁 역사를 영원히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수평사 역사관’은 수평사 창립자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이 차별에 저항하며 살아온 사실을 발굴해 내고,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보존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아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이 유엔에서 채택된 지 50년이 지났고, ‘인종차별철폐협약’의 비준과 ‘인권교육을 위한 유엔 10년 계획’이 결의되었고, 또 일본에서도 ‘인권옹호시책 추진법’과 ‘아이누 신법’이 제정되는 등 인권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권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계기로 21세기를 인권의 세기로 정하고, 동시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수평사의 세계사적 의의를 바탕으로 수평사 발상지인 고세시 가시하라를 인권의 본고장으로서 이곳에 ‘수평사 역사관’을 설립한 것입니다.

‘수평사 역사관’은 인권정보 발신지로서 역할을 담당하며, 모든 차별 철폐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발신하는 시설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1998년 5월 1일


[Home] [찬조 모임 및 정재(浄財) 기부에 관하여]